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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아이비칼럼

문턱 닳는 성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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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선일보 작성일00-05-29 00:00 조회4,0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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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닳는 성형외과...쉬쉬하는 건 "옛말"




"내 몸은 내 것." "내 맘대로 뜯어 고치는데 누가 뭐래?"

외모에 집착하는 2029(20세에서 29세)세대는 자기 몸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칼을 대 수술을 하는가 하면. 머리 색을 바꾸고 몸을 뚫어 액세서리를 단다.
386(30대 나이.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을 포함. 윗 세대들 들으면 펄쩍 뛸
노릇이지만 스타일을 위해서라면 이들은 못 할 일이 없다.

최근 D 결혼정보회사에서 20대 미혼남성들을 대상으로 "미팅이나 맞선에 나가
마음에 드는 여성이 성형미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
다. 79.8%가 `계속 만나겠다"고 답했다. `아름다움은 여성의 당연한 욕
구"(37%). `그녀의 의사를 무조건 존중"(19.8%). `쌍거풀 수술처럼 간단한 수술
이라면"(12.9%) 등이 이유로 덧붙여졌다.

정병훈 성형외과의 정 원장은 2029세대에게 "성형은 머리를 손질하고 손발톱을
깎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성형외과를 드나들면 어딘지 백안시
하던 풍토도 변하고 있다. 자연스런 욕망의 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죄
지은 사람처럼 쭈빗쭈빗 문을 열고 들어서던 성형외과 출입구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고 간호사들은 말한다.

조성덕 성형외과 원장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로 접어든 90년대 이후 성형산
업이 폭발적 성장세를 이뤘다"며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는 세대들의 머리
속에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화여대 학보에는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학생들이 있
다는 소문"이 실리기도 했다. 2029세대들에게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을 가깝게
보여주는 사례.

성형이 여성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남성들도 외모콤플렉스를 떨치기 위해 성형
외과를 자주 찾는다. 탑성형외과 배원배 원장은 "남자든 여자든 외모로 인해 일
상생활이 움츠러든다면 개선하려는 노력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염색도 이젠 보편화됐다. 90년대 초부터 브라운이나 와인색 머리 코팅 열
풍이 일기 시작했고. 5~6년전 부터는 부분 하일라이트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염
색이 한층 더 과격해 졌다. 빨주노초파남보 같은 평범한 색깔은 더 시선을 끌
지 못한다. 요즘 인기색은 분홍. 하늘색 등 파스텔톤. 회색 열풍에 이어 요즘
은 카키와 아몬드색이 유행이다. 또 여러가지 물을 한꺼번에 들이는 `퓨전 염
색"도 인기다. 압구정동 미용실 `피터팬" 원장 오세일씨는 "자주 오는 손님은
열흘에 한번도 와서 머리색을 바꾼다"고 말한다.

염색 한번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3시간. 압구정동 일대 미용실 경우 염색 비
용은 5만원대. 이색 저색 섞으면 10만원대로 치솟는다. 연한 색깔을 내려면 일
단 한국인의 검은 머리 색을 빼야 하므로 서너번 탈색해야 한다. 여기에 머리카
락과 색색가지 실을 같이 땋아내리는 `코튼 레게" 스타일이 올해 새 유행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9세대의 몸 뜯어고치기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조성덕 성형외
과 원장은 "성형은 일종의 정신적 치료"라며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겠다는 욕심은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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