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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유비무환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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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닥터 조 작성일08-10-23 00:00 조회3,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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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가을 가뭄이 심한 적이 없다는 메스컴의 호들갑을 들으셨는지 어제부터
가을비가 내립니다. 역시 가을비 답게 비가 많이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
산을 쓰지 않으면 온 몸을 적시는 비입니다. 오랜만에 내리는 비 때문인지 공기
도 좀 맑아진 느낌이고, 옷 사이로 선선한 기운도 느끼게 해 줍니다.
오랜만에 가을비가 내립니다.
요즈음은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엉망이지요.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주가도
왕창왕창 떨어지고, 우리 나라 돈의 가치도 역시 뚝뚝 떨어집니다. 정말 추풍낙
엽 형상입니다. 이레저레 우울한 시월의 비내리는 날입니다.
예전에는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을비 속에서 우산
을 받쳐들고 다니면서 그렇고그런 추억거리들을 만들었었는데 말입니다. 세상
사가 어디 마음먹은 대로만 되겠습니까만 그래도 요즈음은 온통 우울한 소식들
뿐입니다. 이런 가운데 내리는 가을비는 우리네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만듭니
다. 그러나 이런 가을비도 금새 멈추겠지요. 또 우울한 소식들을 많이 들었으니
이제는 즐거운 소식들도 간간히 들려 오겠지요. 세상사라는 것은 돌고도는 것
이니까요.
"유비무환"이라는 사자숙어가 있지요.
그 의미는 평소에 준비를 잘하면 환란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형외과 의
사들 사이에서 이 유비무환이라는 말은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통하
지요. 본디 성형수술이라는 것이 응급을 요하는 것이 아니어서 날이 궃으면 사
람들이 성형외과를 잘 찾지 않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오늘같이 비가 주저리주저
리 내리는 날이면 성형외과는 공치기 일쑤이지요. 물론 환자가 줄어들면 수입
도 함께 줄어들겠지만, 내리는 비를 바라 보면서 지난 날들을 돌아 보는 한가로
움도 만끽할 수 있고, 마음 편히 음악도 들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고,
종이 한 장과 펜만으로도 아마추어 작가가 되어 끌쩍끌쩍 글도 써 볼 수 있는
귀한 날이 되기도 하지요. 이렇듯 세상사는 양면을 가지고 있어, 어느 쪽을 바
라 보느냐에 따라 마음이 우울해질 수도 편안해 질 수도 있겠지요.
아직도 창밖에는 이 가을을 생각하게 하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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